중국에선 자나깨나 말조심!!


이 이야기는 나의 비굴한 이야기. 안습 200%.

중국에 살다 보면 정말 의도하지 않게 말 실수를 많이 하게 된다.
내가 하는 한국말을 중국인들이 못 알아 듣겠지 라는 아주 짧고도 어리석은 생각에
길을 가다가도, 버스 안에서도, 식당에서도, 심지어는 목소리가 아주 잘 울리는 목욕탕에서도
어디서나 한국인들의 우렁찬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가령 대놓고 말하는 이런것들
"야~쟤봐~옷 색깔 완전 웃겨~스타킹봐~완전 촌스러~"
"야~쟤 배나온것봐...드럽게 생겼어..."
"우리반 마크가 말야, 어제 암내가..."
"어제 디빠(나이트)에 갔는데 중국여자 겨털이..."
중국인이 알아 들었다면 머리 쥐어뜯고 싸움날 일이다.

한번은 중국어 수업을 듣던 한 학생이 쉬는시간에 반 학생들한데
"선생님 잘 못가르치는거 같지 않아? 우리 선생님 바꿔달라고 할까?" 라고 말 하는 소리를
중국인 선생님이 분위기로 대충 알아 듣고는 속상해 했던 일도 있었다.
우리가 중국어 조금 공부하면 대충 뉘앙스로 알아들을 수 있듯이,
한국인을 많이 상대하는 중국인 역시 간단한 한국어는 알아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순간 잊는 걸까?

그래서!! 나라도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정말 말조심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데 사람인지라 그게 참...ㅠ.ㅠ

여튼 날씨 좋았던 어느날, 나는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중앙대가로 놀러가고 있었다.
버스에는 수 많은 중국인 + 나와 친구 두명 + 다른 한국인 여인네 두명 이렇게 타고 있었다.
운 좋게 자리에 앉아서 룰루랄라 광합성을 하고 있는데 내 앞에 서 있던 한국인 둘이
(난 처음에 한국인인줄 몰랐다. 외모가....ㅡ.ㅡ;;)
뒷담화를 막~~~해 대기 시작했다. 푸다오(과외) 얘기부터, 자기네 반 한국인들 얘기, 친구들 얘기 등등...
엿들을 생각은 아니었으나 뭐 그냥 들리는 얘기이므로 그냥 재밌게 듣고 있었는데 
이 여인네 둘이 갑자기 버스안 사람들 외모 얘기로 화제를 바꾸는거다. 
한사람 두 사람 도마위에 올려놓고 신나게 회를 치다가 나를 딱 쳐다 보더니 
"어머, 야, 앞에 이 아가씨 봐봐, 바지에 구멍났다 야...가난한가?"
"날도 더운데 시원하겠네 뭐...ㅋㅋㅋ" 라는 것이다.  제길.........

참고로 나는...20대 파릇한 여인네임에도 불구하고 쇼핑을 참으로 귀찮아 하여
한국에서는 필요한 옷을 정해놓고 연중 행사로 인터넷을 이용해 몇 개 살 뿐이다.
이런 내 성격 때문에 울 어무니께서 레이스, 꽃, 하늘하늘 샤방원피스를 손수 사다가 입으라고 던져 주시는데
중국에서 원피스 입을 일이 뭐 그리 많겠는가....ㅡ.ㅡ;;;
더구나 각종 냄새가 혼합되어 있는 중국의 여름엔 사람 많은 쇼핑장소를 딱 싫어라 하기 때문에
가난한 고시생 히키코모리로 지낼 때, 책상에 하도 비벼대서 무릎이 약간!! 닳은
트레이닝복 (일명 츄리닝) 을 그냥 입고 다녔다. 
'중국인데 뭐~잘보일 사람도 없고~' 라는 생각에 정말 그 날씨 화창한 날 츄리닝을 입고 나간건데
그게 이 싼빠(三八: 말 많은 여자를 가르키는 속어) 여인네들 눈에 딱 들어온거다. 
순간 얼굴에서 열이 화악 올라오면서, 나한테 옷 한벌이라도 사 줘 봤냐고 따지고 싶었으나
극 소심인데다...내 친구는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주먹을 꽉 쥐고 그냥 참았다.....ㅠ.ㅠ 

친구들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그것들을 그냥 뒀냐면서 더 흥분해 줬지만
정말 그 날 또 한번 느낀건...어디서나 말 조심 해야 한다는 것!!

by 환몽 | 2010/05/28 19:24 | 하얼빈 in 중국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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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짙푸른 at 2010/06/12 00:25
잘 하셨습니다. 굳이 그런 분들 상대해서 피곤해질 것 없죠...
Commented by 환몽 at 2010/06/16 11:10
그래도...생각하면 괜히 맘상하더라구요 ^-^;;
Commented by 4577 at 2010/07/27 17:44
아침에 막 일어나서 물이 없어서 밖에 물사러 가는 중
엘레베이터안에서 우리나라 여자들이 얘 머리도 안 빗고 다니나봐, 중국인들은
정말 더럽워 하는 말을 제뒤에서 하더라는...
Commented by 환몽 at 2010/07/28 16:43
어디서나 정말 말 조심해야 겠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정말 입밖에 나오는 말로 그 사람의 인격을 판가름 하게 되는거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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